재해간호의 경험을 의학교육에 살리다

고베토기와대학 보건과학부 간호학과 하타 키요미 씨

photo

 

 

■간호 경험과 교육

5년간 간호사로 일하고, 지금은 교사 26년째입니다. 간호의 가치를 느낀 사람이, 그 가치를 전해가는 것이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에 대한 생각 등, 26년 동안을 되돌아 보면, 학생은 변함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생들이 실습을 나가면, 환자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발을 씻겨 드리는 경우에도 단지 발을 씻기는 행위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삶에 접한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열심히 일하며 살아온 손이다, 다리다, 등을 느껴 주었으면 합니다.

 

 

■한신•아와지 대지진 때

나가다에서 교원으로 일한지 11년째였습니다. 1주일 정도 전에 효고현 카코가와시로 이사하자마자였습니다. 입시철이었는 데다, 간호사 국가 시험이라는 큰 산을 앞두고 있는 시기였습니다. 제일 먼저 학생들을 생각했습니다. 나는 고베의 세이신에서 차로 학교에 왔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학생의 안부를 확인했습니다. 학교 전체에서 학생 두 명이 사망했습니다.

 

■나가타와 카코가와를 매일 오가며

나가타에 출근하면 열악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카코가와로 돌아가면, 보통의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그 사이를 오가는 것이 매우 괴로웠습니다. 재해를 직접 경험한 분이 터득한 점이나 어려움을, 어떻게 하면 경험하지 않는 사람이 느끼고 배워 가면 좋을까, 그날부터 지금까지 골똘히 생각해온 것이었습니다.

 

■들은 것을 전하고 싶어

간호사로서 그런 모색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간극을 채우기 위해 “지진으로 간호를 경험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전하고 싶다.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교육에 도입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생의 과제로서, 최대한 듣고 전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35,36명의 의료관계자 분들께서 들려 주셨습니다. 그 중 에피소드 2개를 소개할까 합니다.

 

■한신•아와지대지진 때 간호사에게 들은 이야기

1월 17일 병원에서 새로운 생명이 태어났습니다. 같은 날, 그 아기의 언니가 죽은 채로 실려 왔습니다. 그때 간호사는 병원에서 가장 예쁜 유카타를 찾아, 그 언니에게 입혔다고 합니다. 엄마의 왼쪽에는 새로운 생명을, 오른쪽에는 이별을 고하는 생명을 함께 재우며, “하룻밤 지내세요”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엄마는 밤새 하염없이 울었지만, 다음날 아침, “이별할 시간을 갖게 해줘서 고맙다”라고 말씀했다고 합니다.

 

■후쿠치야마선 탈선사고* 의사로부터 들은 이야기

한신•아와지 대지진 때만해도 ‘치료 우선순위(Triage)(※)‘ 라고 하는 것이 잘 지켜지지 않았습니다만, 그후 일본에서도 서서히 채용되어 왔습니다.후쿠치야마선 탈선사고 당시, 구호활동을 위해 달려왔던 의사의 이야기입니다. 검정 태그는 되살아날 가망이 없는 것으로 간주되(는 경우 붙이)기 때문에, 그 의사는 검정 태그(가 붙은 희생자)를 보면 “끝이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간호사는, 검정 태그에 다가갔습니다. 뭘하려는가 하고 보니, 진흙을 털어내거나, 눈을 닫아주거나, 옷가지를 추스려주고 있었습니다. 그런 곳에도 케어가 필요하구나, 하고 의사는 깨달았다고 합니다.
간호사는 “언론으로부터 시신을 지켰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시신을 싸둔) 블루 시트 옆까지 와서 카메라를 들이대는 사람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돌아가신 시각도 써서 남겼습니다. 하나의 생명, 가족에게 있어서 그것은 매우 의미있는 시각입니다.

*(2005년 4월25일 JR니시니혼의 후쿠치야마선 츠카구치역-아마가사키역 구간에서 발생한 열차탈선 사고. 직접적인 사고의 원인은 운전수의 과속으로 인한 탈선으로, 천재가 아닌 인재였다. 승객과 운전사 등 도합 107명이 사망. 562명이 부상. 이 사건을 계기로 ‘치료 우선순위’가 적용, 일반인들도 인지하게 되었으며,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에는 2005년 탈선사고 당시 구호활동의 교훈을 되살려 ‘치료 우선순위’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게 되었다)

 

■듣는 작업을 교육 현장에

여러분들께서 들려주신 일들이 가능한 간호사가 되기 위해, 어떤 교육이 필요한가를 생각하는 것이 저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니가타 등에서도 츄우에츠 지진 당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시간이나 장소가 바뀌어도 공통되는 부분도 있고, 다른 부분도 있습니다. 병원 안에서 뿐만 아니라, 지역으로 나가, 외래 환자의 상태를 돌보러 찾아가는 간호가 시작되었습니다. 그 지역의 익숙한 말을 건내는 것에도 마음을 쓰고 있는 듯 합니다.

 

■교사이자 학생이기도 하다

작년 일본 간호학회 우수논문상을 받았습니다. 나는 고베대학 보건과학 박사과정 학생이기도 합니다. 수상논문은 박사논문으로, 지진에 관한 증언 속에 간호의 본질이 있으므로, 그것을 정리한 것입니다.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닌, 실천을 위한 연구를 하기 위해 노력해나가고 싶습니다.

 

치료 우선순위 (Triage)는 인력 자원의 제약이 현저한 재해의료에서, 최선의 구명효과를 얻기 위하여 많은 환자를 그 심각도와 긴급성에 따라 분류하고, 치료의 우선 순위를 결정하는 일.